진행했던 작업들/생생청과잔혹사

첫 게임잼 기획물 < 생생 청과 잔혹사 > 후기

청우운 2022. 6. 4. 15:02

제 생에 첫 게임잼인 스마일게이트 2022 온라인 5월 온라인 게임잼이 22일에 끝났습니다! 22일에 끝난 게임잼의 후기를 23일에 쓰는 이유는 피곤해서. 약간의 우울감?

 

작년 5월 중순부터 유니티를 만지기 시작했지만, 역시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작업을 하는 것과 기한 내에 팀으로 완성을 하는 작업의 무게감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작업한 '생생 청과 잔혹사' 에 대한 설명을 먼저 보고 넘어가시겠습니다요.

 

▲ 아이디어 피칭 시간에 활용한 표

 

이번 게임 잼의 주제는 '초록' 이었습니다.

첫 게임 잼이다 보니 자료가 없었습니다. 어느 정도 볼륨을 지닌 게임을 기획해야 현실성이 있을까?

기획의 확장성은? 어느 정도 요소를 도중에 추가 / 제거 할 수 있을까?

다같이 즐겁게 작업하는 게임 잼이니만큼 아트, 프로그래머 분들이 자유롭게 요소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획이었으면 좋겠다!

플레이어 (시연자)는 과연 어느 수준까지 학습할 시간이 주어질까?

그리고 프로그래밍과 아트는 어느 정도의 생산력을 지니고 있을까?

 

개발 기간이 약 토요일 0시부터 일요일 12시까지, 36시간 정도 주어진 만큼 도중 기획을 변경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려면 초기 목표가 명확해야 된다고 생각했죠!

 

스테이지 형식 또한 난이도를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 반복 적으로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

 
 
 
 
 

뽕맛이 있는 게임으로 가자!

 

뽕맛은 뭐지?

 

번-뜩!

 

뽕맛 이라 함은 종류가 많지만...

 

당시 떠오르는 뽕맛은 세가지 였습니다!

 

1. 알피지 할 때, 좋은 아이템이 나오는 쾌감!

2. 디아나 피오이같은 핵앤슬래쉬의 쾌감!

3. 힘든 전투(레이드)를 끝마쳤을 때 얻는 쾌감!

 

두 번째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간단한 조작, 많은 오브젝트들, 손 맛!

그리고 약간의 병맛 감성까지.

여기까지는 꽤 괜찮은 작업물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더군요.

 

아이디어 피칭 시간에 기기 문제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관리자분들과 전화 연결을 통해 아이디어를 피칭하고

 

심지어 피칭 초반엔 화면이 나오지가 않았다고 하더군요!

 

▲ 화면이 보이지가 않는다고 적어주셨지만... 저는 너무 긴장한 탓에 발표에만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ㅠㅠ

 

심지어 조를 짤때에도 마이크가 나오지 않아 어필이 힘들었습니다.

 

코로나 걸린 상황이라 몸도 아프지, 정말 최악이더군요.

 

하지만! 다행히도 직원분들이 적극적으로 다른 분들께 대신 어필해주시고, 덕분에 좋은 팀원분들을 만나 걱정을 날려버리고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

 

▲ 우리팀 아트 담당님과의 이야기!

 

제가 상상했던 퀄리티 이상으로 뽑아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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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짜여진 팀!

 

총 4인으로 이루어진 팀으로,

 

기획 1

프로그래밍 2

아트 1

 

제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팀의 구조였습니다.

 

사실 제가 보고 배울 수 있는 베테랑 기획 분이 한 분 더 계셨으면 하는 생각이 없진 않았으나

 

어쩌겠습니까? 이미 제가 꾸려버린 팀인것을

 

다행히 프로그래밍 두 분이 경력이 화려하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능숙하게 유니티 버전을 맞추시고, 깃허브 설정을 뚝딱 하시더라구요

 

역시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해내는 사람이란 참 멋있는 것 같습니다.

 

첫 날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사실 이 때에 어떠한 일을 해야할 지 몰라 어버버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개발이 진행이 되지 않은 이 때에

 

각 요소들의 유기성을 조금 더 깊게 고려해보지 않은 것이 후회됩니다.

 

예를 들자면

 

콤보 시스템은 프로그래머님의 제안으로 추가된 요소였는데요,

 

일정 콤보 이상이 되었을 때 대파가 미사일을 쏘거나, 검으로 적들을 쓸어버린다거나 하는 연출적 보상 이나

 

콤보가 일정한 수치 이상일 때 종료된다면 점수 보너스를 준다거나 게이지를 추가적으로 회복하는 인게임 보상 을 고려했다면

 

게임이 좀 더 풍부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첫 날은 이렇게 해서 세시 반정도에 잠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었습니다.

 

몸이 비명을 지르더군요. ' 나 오늘도 밤새면 죽는다? ' 라는 느낌으로 협박하는 듯 했죠.

 

팀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병원을 갔습니다

.

대기 시간에도 맥을 못추려서 병원 구석에서 쓰러지듯 앉아있었는데,

진료에 들어가니 의사 선생님이 열을 연거푸 재시더라구요. 여쭤보니까 열이 39.1도!

 

당연히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고, 주사 한 대 맞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밥을 먹을 기력도 없어서 약만 겨우겨우 삼키니까 마법처럼 몸이 괜찮아지는 게 느껴지더군요.

 

약과 주사는 대단합니다.

 

다녀오고 나서는 다시 개발에 착수~

 

플레이어가 얼마나 플레이 했는지 지표를 시간으로 제시할지, 점수로 제시할 지 고민을 했었는데요.

 

이게 좀 실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최종 결과물은 오브젝트 터치 시 게이지만 회복되고 일절의 점수 제공은 없는데요.

 

이렇게 될 경우 플레이어가 얼마나 오래 버텼느냐 하는 것이 플레이의 핵심이 됩니다.

따라서 플레이 한 시간이 유저가 직접적으로 '내가 이만큼 잘해~' 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지표로 작용합니다.

 

점수는 직관적이지 못한 시스템이 되는거죠.

 

만일 시간이 충분해 점수를 얻을 수 있는 플레이 요소를 제공할 수 있었다면 모를까,

 

이번 게임에서 점수는 플레이어에게 적절한 지표가 될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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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2일차는 7시 정도에 잠들어서 10시에 일어났습니다.

 

팀원분들은 아직 꿈나라!

 

막바지라 기획이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고, 프로토타입도 받지 못해 기획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지만 (있었을까요? 실력 좋은 기획자라면 무언가 발견하실 수 있었겠다고 생각합니다) 자리를 지키고 싶다는 생각에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열한시 정도에 플레이 가능한 빌드를 받고, 부랴부랴 업로드~!

 

빌드를 업로드 하는 것도 꽤나 복잡한 일이었습니다.

 

정말 폭풍 같은 3일이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부족한 지 느낄 수 있었던 작업이기도 했고,

 

동시에 조직을 꾸려 작업하는 일이 무척이나 고된 일이지만

 

역설적으로 팀원들 덕분에 버틸 수 있고, 즐겁게 일 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게임 링크와, 몇 가지 피드백을 남기고 물러가겠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타이틀 화면
인게임 스크린샷. 제 화면이 21 : 9라 조금 잘려나왔네요.

16 : 9 비율에 최적화 된 게임입니다.

 

다운로드 링크

https://indie.onstove.com/ko/games/944

 

게임의 모든 취향, 스토브인디 | 생생 청과 잔혹사

우주갓겜

indie.onstove.com

 

▲▲ 클릭하면 이동~~

 

부족한 게 많이 보이네요.

 

내 새끼라 재밌긴 하지만 역시 부족한 건 보여서 부끄럽습니다.

 
  1. 모바일로 기획된 게임이지만, 시연버전은 피씨판! 마우스 커서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마우스 커서 이미지나 액션성 + 시인성 강화를 위한 시각적 요소 추가를 고려했어야 했습니다.

2. 점수 시스템이 직관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차라리 플레이어가 버틴 시간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요? 3. 아래에 있는 연출이 너무 따로 노는듯한 느낌.. 일정 콤보를 달성하면 아래에 있는 대파가 미사일을 쏜다거나 칼로 확 베어버리는 연출을 넣었으면? 이건 애초에 제 실수인듯 하네용. 플레이에 대한 시각적 / 연출적 보상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습니다.

다음에는 더욱 흥미롭고 경이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게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안녕~~